General Remarks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Mineral and Energy Resources Engineers. 30 April 2019. 204-211
https://doi.org/10.32390/ksmer.2019.56.2.204

ABSTRACT


MAIN

  • 서 론

  • 북한의 광물자원산업 실태

  •   광물자원수급 현황

  •   북한의 제철 ‧ 제련 ‧ 가공산업

  • 남한 및 외국기업의 북한 광물자원에 대한 투자 현황과 문제점

  • 남북 광물자원 협력의 과제와 추진 방안

  •   남북 자원협력의 과제

  •   광종별 남북 협력 방안

  •   남북한 자원벨류체인 구성과 환동해(環東海) 자원벨트 조성

  • 결 론

서 론

한반도는 좁은 국토임에도 남과 북의 광물자원 부존여건은 매우 다르다. 북한은 광물자원이 풍부한 반면, 남한은 대부분의 광물자원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이런 현상은 수입가격이 높은 금속자원에서 더 뚜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반도의 정국 변화가 예상되면서 북한의 광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한은 북한의 광물자원을 직접 투자해서 도입하면 비용 절감과 수급 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북한의 경우에 노동력 이외에 뚜렷한 외화 획득원이 없는 상황에서 광물자원분야는 수출을 통해 북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성장 동력으로서 잠재력이 높은 산업이다. 광물자원은 남한의 투자를 통해 북한 경제 개발을 지원하면서도 남한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남북 상생의 협력분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광물자원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외부 자본의 도입이 필요하지만, 경직된 정치체제, 낡은 인프라, 투자제도의 미비, 국제 규범을 벗어나는 상거래 관행으로 외부 투자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 부족으로 상류부문인 광산의 자원 생산이 침체되고 하류부문인 제철, 제련, 가공산업도 낙후되어 광업 전반이 침체되어 있으며, 북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본고에서는 북한의 광물자원 수급과 제철, 제련설비 상황, 북한 광물자원분야의 외국인 투자 현황, 그동안의 남북 자원협력 상황을 살펴서 북한의 투자 불안 요소들을 파악한다. 그리고 남북의 광물자원 협력방안으로 상류부문인 광물자원의 개발만 아니라, 하류부문인 제철, 제련, 가공과 나아가 소재산업까지 아우르는 남북한 광물자원 산업 전반을 연계, 협력하는 방법들을 모색한다.

북한의 광물자원산업 실태

광물자원수급 현황

북한의 광물자원 부존량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다. 북한을 세계적인 자원 대국으로 평가하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북한 매장량을 기대 이하로 평가하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자원매장량은 북한 당국이 밝히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으며, 북한조차도 정확한 매장량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북한에서 오래 전에 발행된 「조선중앙연감」과 1988년 발행된 「조선지리전서」를 기반으로 국내외 보도매체의 북한 자원수급 동향을 파악하여 매장량을 추정하고 있다. 2013년에는 북한 자원연구소가 「조선지리전서」를 기반으로 자원매장량을 추정했는데,1) 추정결과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추정결과와 차이를 갖는다. 이러한 차이는 결과들이 추정에 기초하고, 기관별로 파악된 정보나 전제 등이 달라서 생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북한의 자원매장량 논쟁은 의미가 없다. 매장량이 생산가능한 자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생산가능한 자원이라 해도 경제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특히 북한은 낡은 인프라로 인해 자원을 채굴, 가공할 때에는 광산투자만이 아니라 인프라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북한의 자원매장량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자료나 다양한 매체의 정보들을 종합하여 판단하면 몇 가지 광종은 북한의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정도로 부존 규모가 크다. 이에 해당하는 광종으로 철광과 함께 비철금속으로 동, 아연, 금, 중석 등이 있으며, 비금속으로 마그네사이트, 흑연, 석회석, 인회석 등이 있다. 이외에 니켈, 몰리브덴 등의 희유금속과 희토류도 상당량 부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된 것은 아니며, 일부에서는 매장 규모나 품위 측면에서 부정적 분석 결과도 제시하고 있다.

북한의 광산은 700여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2011년에 발행된 북한의 「지질총서」를 근거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북한에는 금속광 306개, 비금속광 229개, 석탄광 259개 등 총 794개의 광산이 있다(Koh, 2018). 광물자원공사나 북한자원연구소가 추정한 광산수도 이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중에서 국제적 수준의 부존 규모를 가진 광산은 함경북도 무산 철광산, 황해남도 은률 철광산, 양강도 혜산 동광산, 함경남도 검덕 아연 광산과 대흥 ‧ 룡양 마그네사이트 광산, 황해북도 만년중석광산 등이다. 이 광산들은 남한은 물론, 중국을 비롯해 외국 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갖는 광산들이다. 지역적으로 볼 때, 대규모 광산들은 북한 동부지역에 많이 분포해 있다. 특히 함경남도 단천지역2)은 북한이 귀중하게 여기는 자원의 보고로 반경 120 km 이내에 40여개의 광산이 밀집되어 있고,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대흥, 룡양 마그네사이트 광산과 아시아에서 매장량이 가장 많은 검덕 아연광산이 위치해 있다. 또, 해안가에 인접해 있어 자원교역에서도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곳이다.

북한의 광물자원 생산량은 부존된 양에 비해 소규모이다. 광산 장비나 인프라의 부족을 원인으로 언급할 수 있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이 풍부한 북한 동부지역은 대부분 수력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하여 전력 사정이 더 열악하다. Chung(2014)에 따르면 2017년 UN제재가 발동하기 전까지 북한의 대중국 석탄수출량은 2천만톤 정도에 이를 만큼 활발했고 이처럼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석탄은 다른 광물 자원처럼 전력이 많이 소비되는 선광이나 가공과정이 없기 때문이다.3) 북한의 광산 대부분은 선광이나 가공시설들이 노후된 상황에서 전력까지 부족해 적정 품위의 정광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광물자원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50∼60%를 차지하는 중요한 수출 품목이지만, 사실상 무연탄을 제외하면 실제 광산물 수출량은 소규모에 불과하다(Fig. 1. 참조).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의 광산물 수출 누적액 비중을 보면 무연탄의 비중은 76.9%이며,4) 철광석의 비중은 13.8%이다. 이 두 품목이 전체 광산물 수출액의 90%를 상회한다(Fig. 2. 참조). 철광석 수출의 대부분은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접경지역에 있는 무산 철광산에서 트럭으로 수송된다. 무연탄을 제외하고 북한 내의 광산에서 수출된 양은 매우 소량에 불과하다.5 이는 부족한 전력과 낙후된 인프라 여건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 North Korea Resource Institute8
2) 함경북도와 경계선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3) 다른 자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전력을 소비한다는 이유만으로 북한의 석탄 수출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무연탄 수요의 증가, 베트남산 무연탄의 공급 축소 등으로 중국에서 북한산 무연탄 수요가 급증했고, 중국 수입업자들이 채굴 장비 등과 같이 석탄 생산에 필요한 재화들을 북한 탄광에 선지불‧선공급하는 방식으로 교역했기 때문이다.
4) 2018년에는 UN 제재로 광산물 수출실적이 거의 없다.
5) 수출용 무연탄은 90% 이상이 북한 서부지역의 남포항과 송림항에서 선박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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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Export trend of North Korea by products.
Source : South-North Korea Exchange and Cooperation Support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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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The ratio of export by mineral products (2008-2017).
Source : South-North Korea Exchange and Cooperation Support Association

북한의 제철 ‧ 제련 ‧ 가공산업

북한의 제철, 제련, 가공설비도 규모가 작고 노후되었으며, 전력사정으로 가동율도 낮다. 북한의 제철공장은 북한 전역에 15여개가 분포 되어 있다. 이 중에서 황해제철소, 김책제철소, 성진제강소는 제선과 제강, 압연 등의 일관 공정체계를 갖고 있는 종합제철소로서 비교적 규모가 크며, 이외에 강재, 압연 등의 소규모 강철 및 특수강 생산공장들이 있다. 북한의 제철 규모는 연 658만톤으로 남한의 2018년 철강생산량 7,250만톤(조강 기준)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량은 연 100∼120만톤에서 정체되고 있다(Table 1. 참조). Lee and Kim(2014)7에 따르면 철강설비는 일제 강점기의 설비와 구소련의 설비를 개조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코크스 원료탄은 북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6) 기간산업인 철강부문의 생산이 기술과 설비의 낙후, 원료 조달의 어려움, 전력 부족으로 침체되면서 북한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에 큰 원인으로 되고 있다.

Table 1. Steel making and smelting capacity of The South and The North Korea (2017)      Unit: 10,000 Ton

Steel Zinc Lead Copper
The South Korea 7,250 75.2 96.2 58
The North Korea 658 30.5 9.3 4.9

Note: (South Korea) production volume, (North Korea) production capacity
Source : Statistics Korea(2018), Major Statistics Indicator of North Korea

북한의 비철금속 제련설비들도 규모가 작고 설비가 노후되었으며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소규모 설비임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이 낮아 생산량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제련설비들은 전국에 거쳐 약 10여개가 있으며, 내역을 보면 동 제련설비가 3개이고, 연 ‧ 아연 제련설비가 7개이다. 남한에 비해 설비도 크게 낙후되었고, 더하여 단위 설비 규모도 매우 작다. 남한의 동 ‧ 연 ‧ 아연 설비능력은 규모가 크고, LS-NIkko, 고려 아연, 영풍 아연 등은 품목별로 1~2개 공장에서 생산하고 생산규모는 세계 최대이다.

단천에는 대규모 마그네사이트 광산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여 마그네시아 클링커를 생산하는 연 200만톤 규모의 단천 마그네샤 종합 공장이 있다. 그리고 연 10~30만톤 생산의 마그네시아 클링커 공장들이 단천, 청진, 김책시 등에 분포되어 있다. 북한 최대의 내화물 공장인 단천 마그네샤 종합공장은 일제 강점기부터 운영되었고, 지속적인 보수와 설비 교체로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에는 영국 에리곤사와 합작 운영 계약을 체결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 북한의 마그네시아 클링커설비들은 시설이 낙후되고 노후화되어 고온 부위에 사용되거나 내구성이 높은 고급 내화물을 생산하지 못한다. 또 제조과정에서 수입품인 코크스와 중유를 대량으로 필요로 하므로 생산이 불안정하고, 국내산 무연탄으로 제조된 코크스 대용품은 생산원가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 코크스는 원료탄으로 제조되며 철광석에서 철분을 분리시키는 환원제이다. 북한은 원료탄이 생산되지 않아 코크스 대용으로 무연탄과 석회석 등을 혼합하는 주제철 생산을 황해제절소에 이어 김책제철소로 확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성과 품위가 낮고 전력소비가 많아 생산원가측면에서 불리하다.

남한 및 외국기업의 북한 광물자원에 대한 투자 현황과 문제점

북한의 주요 광산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낮은 임금으로 생산원가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어 오래전부터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북한측과 광산 투자협상을 벌인 것은 대부분 중국 기업이었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는 중국 외에도 영국, 프랑스, 호주, 싱가폴, 홍콩 등 유럽 및 아시아의 투자자들이 들어와 북한측과 협상을 벌였다. 외국기업의 높은 관심과 북한측과의 여러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성사된 것은 5∼6개 정도의 중국기업들뿐이며,7) 중국 외 국가들의 광물자원 투자는 성사된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기업들의 투자 광종은 철, 아연, 구리 등의 금속광산이며, 대부분 합작형태였다. 북한에서 합작기업은 외국인 투자법의 하나인 「합작법」을 따라서 운영되는 북한과 외국인 투자자의 공동 기업이다. 합작기업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이사회에 참여하지만 경영에는 참여할 수 없다. 이는 자본과 설비를 제공하고 지분율에 따라 수익을 수령하는 형태로서 구상무역과 유사하다. 외국인 투자자가 경영에 직접 관여하려면 「합영법」에 의해 운영되는 합영기업을 설립해야 한다. 북한은 투자자가 좋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북한측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투자가 아니면 합영기업의 설립을 쉽게 허가하여 주지 않는다. 합영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는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북한 광산 투자를 성사시킨 중국기업들 중에서 합영기업으로 공동기업을 설립한 사례로서는 중국 완샹자원유한공사가 혜산 동 광산에 투자한 것이 유일하다. 2007년에 이 공사는 51%의 지분으로 북한과 󰡔혜중광업합영회사󰡕를 설립하고 양강도 혜산 동광산에 투자하였다. 그러나 초기부터 광산운영권을 둘러싸고 북한측과 갈등을 빚어 중국 정부까지 개입하였으며, 2011년에 경영이 정상화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북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경영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0년 이후에 중국기업이나 다른 외국기업이 북한 광산에 대한 투자를 성사시킨 실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2000년에 6‧15 선언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해 많은 남한 기업들이 북한 광산 투자를 추진했으나, 사업이 성사된 것은 광물자원공사의 황해남도 정촌 흑연광산 투자와 민간기업 태림(주)의 황해남도 장풍 석재광산 투자뿐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정촌 광산에 60억원의 현물투자를 하고, 북한과 50:50의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하였다. 태림(주)은 석재를 개발하고 북한에서 가공공장을 운영하였다. 이 사업들은 2010년의 5‧24 조치로 중단된 상태이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투자는 정치적 이유로 중단되었지만, 외국인의 북한 광산 투자가 저조한 원인으로는 북한 투자제도의 불투명성, 약속을 불이행하는 북한의 상관습 문제, 그리고 전력공급의 불안정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전력문제는 가장 큰 장벽이다. 중국 완샹자원유한공사가 거액을 투입하여 북한 광산 개발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도 혜산 동광산이 중국 인접지역에 위치해서 중국으로부터 배전선을 연결하여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정촌 흑연광산은 남측의 참여 하에 현장에서 성대한 준공식을 개최하였지만, 그 날짜까지 북한이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서 준공식을 연기할 정도로 전력공급이 열악하다. 북한의 전력은 부족하다는 점 외에 주파수나 전압이 20% 이상 변동하는 등 전력질도 낮아서 남한 기준에서 보면 사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전력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외국인 투자는 물론 남북간의 자원협력도 추진되기는 어렵다.

7) Chung(2014)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무산 철광산, 혜산 동광산, 덕현 철광산, 옹진 철광산, 은파 아연 광산, 장진 몰리브텐 광산에 투자하였다.

남북 광물자원 협력의 과제와 추진 방안

남북 자원협력의 과제

북한에서 자원 생산을 증대시키려면 인프라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인프라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광물자원 투자에는 인프라에 대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한다. 소규모 광산투자는 인프라 비용을 보전하지 못하므로 광산 개발이 대규모로 추진되지 않으면 경제성이 없다. 또, 전력공급을 위한 발전소 및 송전망 투자 비용을 고려할 때에 광산개발만으로는 전력수요가 규모의 경제에 이르기 어렵고, 전력소비가 많은 제철, 제련, 가공산업까지의 연계 투자가 필요하다.9

이와 같이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남북 광물자원 협력방안들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북한의 투자제도가 안정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남북 광물자원협력지역을 국지화해야 한다. 북한의 여러 지역들에서 남북 자원협력이 다수로 추진된다면 인프라들이 따라가기 어렵다. 자원협력 투자를 일정 지역으로 집중화시켜야 인프라에 대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북한의 저품질 전력의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북한의 기존 전력계통에 연결하지 않고 당분간은 투자지역만의 독립 계통망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북한의 전력수급이 개선된 후에는 북한의 계통과 연계한다.

9) 북한의 발전소를 개보수하여 남한의 투자 광산이나 공장에 사용하는 방안도 있으나, 북한의 낡은 송전망, 전력 부족 상황, 빈번한 도전(盜電) 문제 등으로 전력공급 신뢰도가 낮아 개보수를 해도 지속적인 공급 안정성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광종별 남북 협력 방안

북한의 인프라와 제도적 불안요소가 해소된다는 전제 하에서 남북한 자원협력은 자원개발과 자원생산의 확대 외에 광업 전반을 아우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반면, 하류부문인 제련, 가공산업이 낙후되어 있다. 남한은 주요 광물자원을 해외에 의존하는 반면, 제련, 가공산업은 높은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광물자원과 남한의 제련, 가공산업이 연계되면 한반도 내에서 독자적인 광물자원의 밸류 체인을 이룰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자원 생산 증대와 함께 자원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광종별로 남북 광물자원 산업 특성과 차이들을 비교한다.

철강

남한의 철강산업은 세계 6위의 생산규모와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원료를 전량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며, 세계 철강공급 과잉 하에서 중국산 저가 철강의 수입 증대, 건설 및 인프라‧조선용 등의 과다한 저부가가치 철강설비 보유, 마그네슘, 티타늄 등의 첨단 철강소재 개발 부진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Park, 2016)9. 이러한 남한 철강산업의 과제를 북한과의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남한의 높은 철강산업 경쟁력을 이용하여 북한의 철광산 인근에 제철소를 건설하여 고부가가치 철강재를 생산하고 남한의 잉여 저부가가치 설비들을 북한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 조선용 수요에 활용한다. 이와 같은 남북 연계를 통한 철강경쟁력의 제고로 남한의 철강 수입을 줄이고,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중국제품과의 경쟁 우위도 기대할 수 있다.

비철금속

비철금속인 동, 연 ‧ 아연의 경우에 북한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고, 남한은 세계 최고의 제련기술과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남한은 자원 전량을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으로 동, 아연 등의 비철금속 자원이 풍부한 북한 광산을 개발하고 인근에 최신 제련설비를 건설하면 북한의 미래 수요에 대처할 수 있고, 세계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서 남과 북이 높은 경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 광산에서 제련용 정광을 도입하여 세계시장의 자원수급 불안정에 대한 대응역량을 높일 수 있다.

금속가공

금속산업의 가공분야인 6대 뿌리산업(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접합, 열처리, 표면처리)은 그동안 남한의 자동차, 반도체, 기계산업 등과 같은 제조업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부문이었다. 정부 관계부처 합동의 정책발표자료(2018.5.16.)에 따르면, 6대 뿌리산업의 2016년 기준 매출액은 132.9조원으로 제조업 총매출액의 9.4%이며, 관련 기업은 25,000사 이상이고, 종사자는 53만명으로 경제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산업들은 현재 3D업종으로 인식되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남한의 뿌리산업이 첨단화와, 융‧복합화를 통한 고품격 산업화를 지향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높은 경쟁력을 갖추었던 기존의 전통적 뿌리산업들을 점진적으로 북한으로 이전하면 국제경쟁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북한의 경제발전단계에 부합하는 북한의 금속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에도 기여할 것이다.

희유금속

4차 산업혁명, 바이오 및 신에너지산업에서 희유금속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남한은 대부분의 희유금속 소재 완제품만을 수입하고 있어서 희유금속의 공급 불안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희유금속의 생산은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편재되어 있고, 고순도 소재화 기술은 일본, 미국 등만이 보유하고 있어서 수급 불안은 크다. 남한의 희유금속 소재기술이 낙후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국내에 희유금속자원이 없어서 희유금속의 추출, 제련, 고순도 소재화의 산업발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북한은 상당수의 희유금속이 부존되어 있으나 자본과 기술의 미비로 채굴‧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남한의 자본을 투입하여 북한의 고품질 희유금속광산을 개발하고 추출, 제련 및 소재화 기술을 발전시키면 희유금속과 소재기술의 해외의존도를 경감시킬 수 있고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남북 협력은 “추출 – 자원 처리 – 제련 - 고기능 소재화 - 완제품”에 이르는 희유금속 벨류 체인 내의 각 산업을 남북한의 경제특성에 맞게 발전시키는 전략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마그네사이트

비금속자원 중에서 마그네사이크는 북한의 매장량이 세계 최상위이며 고품질이지만, 중국이 세계시장의 공급에 시장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남한도 철강산업 등에 필요한 마그네시아 내화물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경량 소재로서 수요가 급증하는 마그네슘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10) 북한 단천에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공동 개발하고 최신의 종합 마그네시아 설비를 구축하면 국제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이다. 이를 통해 남한의 내화물 및 마그네슘 도입선을 중국에서 북한으로 대체하며, 마그네슘의 안정 공급은 고성능 마그네슘 소재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북한도 고부가가치 마그네시아를 수출하여 외화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

10) 남한은 백운석에 의한 마그네슘 생산 공장을 건설했으나 페놀유출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다.

비금속자원

석회석, 고령토 등의 비금속자원은 남한에도 풍부하며, 국내 부존자원들을 이용하여 시멘트, 유리, 도자기, 내화물 등과 같은 전통 세라믹 산업11)들을 발전시켜 경제성장에 기여하였다. 그러나 전통 세라믹 산업들은 높은 인건비, 환경 문제, 주민들의 낮은 수용성으로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 차세대 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로 첨단 세라믹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남한의 세라믹 산업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Kwon et al., 2016)6. 그동안 남한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졌던 전통 세라믹 산업을 북한으로 이전하고 기술과 설비를 현대화한다면, 북한의 경제개발단계에 필요한 세라믹 수요에 대응할 수 있으며 북한의 낮은 임금과 지대(rent)를 활용하여 국제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11) 세라믹은 표준산업분류에서 비금속광물제품에 속한다.

남북한 자원벨류체인 구성과 환동해(環東海) 자원벨트 조성

정부는 남북한이 하나의 시장을 이루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면서 북방으로 나아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상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환동해(環東海)경제벨트를 에너지 ‧ 자원 중심의 경제벨트로 조성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동부 연안에는 철강, 동, 연 ‧ 아연 등 전략광종의 대규모 광산들이 포진하여 있고, 몰리브덴, 니켈 등 다수의 희유금속도 부존되어 있다. 그리고 이 지역에는 세계 최대의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비롯하여 비금속자원도 다양하게 부존되어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북한 동해는 신경제가 구상하는 자원벨트를 조성하기 위한 적절한 여건을 갖추었다.

북한 동부 연안지역의 부존자원 및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함경북도에는 철광산을 개발하고 제철단지를 조성하며, 함경남도에는 단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광종의 생산단지를 조성하며, 북한 강원도에는 희유금속 제련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남한의 동부지역 중에서 강원도는 현재 첨단소재단지로 육성되고 있어서 북한과 협력하여 소재에 필요한 자원이나 제련제품들의 공급을 받으면 높은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이다. 경상도에는 금속자원 가공산업들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가공산업에 투자하여 발전시켜 나가면 산업효과가 클 것이다(Jung, 2018)3. 울산에는 세계 최상급의 철, 동, 연 ‧ 아연 제철 및 제련소가 있다. 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북한 동부지역에서 광산 개발과 제철, 제련설비에 투자하면 자원공급을 안정화시키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이 협력하여 북한의 자원보고인 함경남도 단천을 종합자원단지로 개발하면 한반도 자원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단천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록 시설은 낡았지만 북한 나름대로 철도 기반을 갖추었고 내부의 단천항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수출도 쉽게 할 수 있다. 북쪽으로는 청진, 나진 및 중국으로, 남쪽으로는 원산, 남한의 강원도, 경상도로 연안으로 연계되는 지정학적 이점도 갖고 있어서 종합자원단지로 발전시키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단천이 종합자원단지로 발전되려면 단천 내의 대규모 광산들을 개발하고 생산된 자원을 제련, 가공하는 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또 남한에서 북한으로 이전되는 금속가공산업, 전통 세라믹 산업도 단천으로 유치하는 것이 지정학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단천은 “자원생산 – 가공 – 판매(교역) - 물류체인”을 지역 내에 갖춘 종합자원단지로 발전하여 한반도경제지도가 구상하는 동해자원벨트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다.

결 론

북한의 자원부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한 경제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견은 없다. 남한의 연간 광물자원 수입액이 300억 달러에 이른다(2017년 기준, 석탄 포함). 북한의 광물자원으로 남한의 자원수입량을 모두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핵심 광물의 수급 여건을 개선하는 것에는 크게 기여할 것이다. 광물자원에 대한 남한의 산업부문 수요를 보면 건설과 토목, 인프라, 중공업, 조선 등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부문에서는 정체 내지 감소하는 반면, 4차 산업혁명, 녹색에너지산업, 디스플레이, 센서 및 항공우주, 바이오부문에서는 첨단 소재를 위한 자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광물자원에 대한 북한의 산업부문 수요를 보면 경제발전을 하기 위해서 대규모의 인프라와 건설, 조선, 중공업, 주택과 빌딩 등에서 크게 증가할 것이다. 남북한의 광물자원에 대한 수요 구조의 차이는 광물 부존의 차이와 함께 보다 우호적인 남북 협업 환경을 형성한다. 자원의 생산과 제철 ‧ 제련, 가공산업과 소재산업으로 이어지는 광물자원의 밸류 체인에서 남북한이 각자의 경제단계에 맞는 산업들을 연계하면서 발전시키면 남북 모두의 부가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북한이 보인 국제 상거래 관례에 맞지 않는 행위나 북한의 투자제도들은 긍정적인 기대를 갖기 어렵게 한다.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성공적 결과를 끌어 내는 것을 희망하며, 이를 계기로 북한의 외부투자에 대한 정책도 변하기를 기대한다. 남한도 북한과의 자원 협력을 추진하려면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수반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각적 전략들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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