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로봇 기술은 오늘날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로봇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17%의 성장이 예상될 만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Mordor Intelligence Research and Advisory, 2024). 이러한 로봇 기술의 발전은 제조업, 농업, 건설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어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광산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비행 로봇인 드론은 물리탐사 분야에서 스마트 자원탐사를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주행 로봇은 갱도 맵핑, 광석 운반, 안전 관리 등을 수행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Kim and Choi, 2019).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도 암반 공학 분야에서 터널 내 시공오류 및 균열 확인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안전 점검 및 인명 구조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최근까지 진행되었다. Zhao et al.(2017)은 지하 석탄 광산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색 및 인명 구조를 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 MSRBOTS를 개발하였다. Kim and Choi(2023)는 순찰 로봇을 개발하여 가스 센서, 먼지 센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광산 내부의 위험 요소를 조사하고 작업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Günther et al.(2019)은 지하광산에서 안전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광학 센서와 가스 센서를 활용하여 지하광산의 가스 농도, 온도와 같은 환경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였다.
기존 연구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정찰 및 인명 구조 로봇의 조종 방식은 원격제어(RC 제어), 원격조종(teleoperation), 자율주행 세 가지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Hong et al., 2017; Baldemir et al., 2020; Lee et al., 2012; Zhang et al., 2011; Hong et al., 2020; Roh et al., 2024; Kim, 2024). 원격제어는 같은 공간에서 로봇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항상 로봇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원격조종은 다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으나, 통신이 필수이므로 통신망이 없는 곳에서는 불가능하다. 자율주행은 사람의 개입 없이 로봇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나(An et al., 2013) 사전 맵핑이 필요하여 처음 적용하는 곳이나 재난 상황에서는 신뢰성이 낮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대부분 통신망이 구축된 환경에서 로봇의 조종 방식을 실험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통신망이 없는 지하광산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는 기존 조종 방식들이 활용되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작업자가 지하광산 내에 매몰된 상황에서는 구조대가 즉각적으로 투입되기 어려운 만큼, 정찰 로봇이 먼저 투입되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RC 제어는 사람이 로봇과 함께 투입되어야 하므로 적용하기 어렵고, 자율주행은 골든 타임을 잡아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하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격조종이지만 지하광산 내에 통신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사고로 인해 작동 불능 상태가 된 경우 사용할 수 없다.
본 연구의 목적은 통신망이 없는 지하광산에서도 원격조종으로 로봇이 정찰 및 인명 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로봇 원격조종 시스템과 무선 통신 시스템, 라우터 드롭 시스템을 조합하여 로봇이 이동하면서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졌을 때 라우터를 떨어뜨려 통신 범위를 확장하고 원격조종 컴퓨터와의 연결을 다시 원활하게 할 것이다. 또한, 열화상 카메라와 조명, 카메라를 활용하여 지하광산 내에 조난자와 사고 지역을 확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연구지역
통신망이 없는 지하광산을 위한 라우터 드롭 방식의 로봇 원격조종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대한민국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대성엠디아이 단양사업소의 지하광산(37° 4'0.17"N, 128° 19'50.46"E)을 연구지역으로 선정하였다. Fig. 1은 연구지역의 지하광산 모식도와 광산 내부 사진을 나타낸다. 연구지역의 지하광산 내부는 Fig. 1과 같이 지형이 불규칙하고 급경사와 급커브 구간이 존재한다. 실험은 갱구부터 시작해 통신이 가능한 곳까지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시스템 실행 상황은 지하광산에서 사고 발생 시, 통신망이 두절되고 사람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갱구부터 로봇을 투입하여 통신망을 구축하고 원격조종을 통해 로봇의 조명과 카메라로 광산 내부의 조난자와 사고 지역을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방법
시스템 설계
본 연구에서는 통신망이 없는 지하광산을 위한 라우터 드롭 방식의 로봇 원격조종 시스템을 설계하였다. 제안된 시스템은 가행 광산에서 사고 발생 시, 통신이 두절되고 사람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로봇 개를 투입해 조난자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봇 개는 초기 진입 시 갱구의 와이파이를 이용해 원격조종된다.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졌을 때 로봇 개는 라우터를 떨어뜨려 통신 범위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갱구의 원격조종 컴퓨터와의 연결이 다시 원활하게 진행된다. 로봇 개가 갱내 작업장에 도착하면 열화상 카메라로 조난자를 탐색하고, 발견 시 신호를 보내 갱구의 컴퓨터에서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해 Fig. 2와 같이 3가지 기술 요소 시스템을 조합하였다. 3가지 기술 요소 시스템에는 로봇 개를 원격조종하는 로봇 원격조종 시스템, 메시 네트워크를 활용한 무선 통신 시스템 그리고 아두이노 기반의 라우터 드롭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로봇 원격조종 시스템은 Fig. 3과 같이 메인 컴퓨터와 원격조종 컴퓨터로 구성되어 있다. 원격조종을 수행하기 위해 메인 컴퓨터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MeshRover와의 연결을 유지하여 통신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갱구의 원격조종 컴퓨터는 신호를 로봇에 전송해 원격조종을 수행하며, 동시에 로봇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무선 통신 시스템은 메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수의 라우터 간의 연결을 통해 통신망을 구축한다. 메시 네트워크는 무선으로 유선 인프라에 연결되며, 여러 라우터가 무선으로 연결되어 응급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도 특정 지역에 무선 광대역 네트워크를 단시간에 구축할 수 있다(Choi and Rho, 2014). 지하광산 현장에서는 굴곡, 지형 단차, 복잡한 구조 등으로 인해 기기 간의 직접 연결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때 여러 라우터를 활용한 메시 네트워크 방식이 유리하다. 제작한 시스템에는 라우터, 배터리 그리고 위치 확인을 위한 LED가 포함되어 있고 이러한 시스템에 MeshRover라는 이름을 붙였다. 안정적인 통신망을 위해 로봇과 노트북은 직접 연결되는 것이 아닌 중간에 MeshRover를 통해 연결된다. Fig. 4는 MeshRover 단자함과 단자함 도면, 이를 이용해 구성된 메시 네트워크 구축 과정을 보여준다.
라우터 드롭 시스템은 MeshRover를 떨어뜨리는 홀더를 아두이노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로봇 개가 이동하면서 MeshRover를 떨어뜨려 통신망을 구축하고 확장하는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이를 위해 Fig. 5와 같이 MeshRover를 담을 단자함과 홀더를 제작하였고, 홀더를 제어하기 위해 아두이노 우노와 서보모터를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실내 실험 및 설계 변경
개발된 시스템의 현장 실험을 진행하기 전, 시스템의 기능과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실내 실험을 진행하였다. 수신 신호 강도(RSSI) 값이 –70 dBm 이하로 감소할 경우 드롭하는 것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메인 컴퓨터를 통해 RSSI 값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실험을 진행하였다. 1차 실내 실험 결과 라우터 하나당 40 m 범위까지 통신이 가능하며 6개의 라우터를 사용하면 240 m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사용한 로봇 개(Unitree GO1)의 Payload는 3~5 kg으로 제한되어 있어, 6개의 MeshRover를 탑재했을 때 Fig. 6과 같이 이동 중 로봇 개가 주저앉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문제 해결을 위해, 1차 실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실험실보다 열악한 광산 현장의 실험 조건을 고려하여 로봇 개에 MeshRover를 2개 탑재하는 것으로 설계를 변경하였다. 또한, 어두운 광산 내부에서 시야 확보를 위해 조명을 설치하였고 조난자 확인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와 실험 촬영용 캠코더도 장착하였다. Fig. 7은 현장 실험을 위해 설계 변경된 로봇 개의 사진을 보여준다.
설계 변경 후, 2차 실내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구간은 건물 복도를 이동하면서 통신 신호가 가능한 곳까지로 설정하였다. 로봇 개의 카메라 화면을 통해 로봇 개를 조종하였으며, 통신 신호가 약해졌을 때 MeshRover를 드롭하였다. 출발점으로부터 40 m 떨어졌을 때 1차 MeshRover를 드롭(Fig. 8(a))하였고 1차 MeshRover로부터 30 m 떨어졌을 때 2차 MeshRover를 드롭(Fig. 8(b))하였다. 2차 MeshRover의 통신을 이용해 30 m 더 이동하여 2개의 MeshRover로 약 100 m까지 통신 및 원격조종이 가능한 것을 확인하였다.
현장 실험 및 결과
원격조종 컴퓨터로 로봇 개를 조종해 광산 내부로 진입시켰다. 이때, 로봇 개의 카메라 화면을 통해 광산 내부의 상황과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Fig. 9(a))할 수 있다. 실험은 갱구에서 출발해 통신 신호가 약해지는 지점에서 첫 번째 MeshRover를 드롭하는 방식(Fig. 9(b))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로봇 개는 두 번째 MeshRover를 드롭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조난자를 발견(Fig. 9(c))하였다. 두 번째 MeshRover는 첫 번째 MeshRover로부터 약 40 m 떨어진 지점에서 드롭(Fig. 9(d))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통신을 유지하며 30 m 더 이동하였다. 그 뒤로는 수신 신호가 급격히 약해져 원격조종이 점차 불안정해졌으며, 더 이상 안정적인 통신이 어려워 실험을 종료하였다.
Fig. 10은 개발된 시스템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모습과 실험이 끝난 지점을 보여준다. 로봇 개는 갱구에서 원격조종 컴퓨터로부터 조종되어 출발한 후 MeshRover를 떨어뜨리면서 통신이 가능한 곳까지 이동하였다. 로봇 개는 실험 동안 갱구의 원격조종 컴퓨터와 지속적으로 통신이 유지되었으며, 통신이 가능한 마지막 지점까지 안정적으로 이동하였다. 시스템 세팅 시간을 포함하여 작업 시간은 약 15분 소요되었으며, 통신은 갱구부터 약 110 m 거리까지 유지되었다. 드롭 시스템의 성공률은 100%로 통신이 한 번도 끊기지 않았음을 증명하였고, 로봇에 장착된 열화상 카메라와 조명, 카메라를 통해 조난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라우터 드롭 방식으로 통신망을 구축하고 로봇을 원격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통신망이 없는 지하광산을 위한 라우터 드롭 방식의 로봇 원격조종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현장 실험 결과, 약 110 m 구간의 지하광산에서 메시 네트워크 구축과 로봇 원격조종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개발된 시스템은 통신망이 두절된 환경에서도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며, 로봇이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여 효율적으로 탐사 및 데이터 수집을 수행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은 광업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폐광산 조사에서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기존의 RC 제어는 사람이 로봇과 함께 들어가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개발된 시스템은 사람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도 폐광산 내부를 안전하게 탐사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나 핵 재난 현장 같은 위험한 환경에서는 무인 탐사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통신망이 파손되었거나 연결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MeshRover 기술을 사용하면 통신망 걱정 없이 안전하게 현장을 조사할 수 있다. 또한, 달 탐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유럽 우주국(ESA)은 우주 기지 건설을 위해 달의 용암 동굴을 탐사할 계획이고 달의 용암 동굴에는 통신망이 없기 때문에 로봇이 유선 케이블을 끌고 가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THE EUROPEAN SPACE AGENCY, 2024). 그러나 이 방법은 케이블의 무게와 달의 거친 표면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때. MeshRover 기술을 사용하면 로봇이 스스로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장해 나가면서 탐사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MeshRover 기술의 실용화와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로봇 개는 Unitree GO1 모델로, 페이로드가 작아 현장 실험 시 라우터를 2개만 탑재하였고 이로 인해 원격조종 가능 거리가 100 m 정도로 제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향후에는 Unitree B1 모델과 같이 페이로드가 더 큰 로봇 개를 활용해 라우터 탑재 개수를 8개로 늘려 지하 갱도 약 300 m 구간에 대한 원격조종을 도전하고자 한다. 또한, 로봇 개 이외에도 주로 연구해 왔었던 바퀴가 달린 휠 로봇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전자 부품의 소형화, 경량화 및 내구성 보완을 통해 험지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환경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분진 및 가스 센서 등의 추가와 함께, 다수의 로봇을 활용한 군집 원격조종 미션도 수행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