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ical Report (Special Issu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Mineral and Energy Resources Engineers. 28 February 2026. 126-132
https://doi.org/10.32390/ksmer.2026.63.1.126

ABSTRACT


MAIN

  • 서 론

  • 본 론

  •   법률 제정 진행 경과

  •   법률의 주요 내용과 의의

  • 결 론

서 론

2024년 2월 6일에 제정된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공포 후 1년 동안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5년 2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우리나라도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되었다. 잘 알려진 대로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실존적인 위협인 기후 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 안보, 사회적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 IPCC 제6차 평가보고서(Sixth Assessment Report, AR6, IPCC, 2023)에서는 CCUS 기술을 탈탄소화와 순배출 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 철강, 화학 등 온실가스배출 감축이 어려운 難감축 산업 분야와 잔여 배출량의 배출 상쇄에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또한 2020년에 발표한 특별보고서에서 CCUS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207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약 15%를 CCUS가 담당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였다(IEA, 2020).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CCUS를 핵심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자 신산업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적 기반을 구축하고 상당한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 주도의 제조업 비중이 높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산업 분야가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특성상 CCUS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파리협정에 따라 장기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하면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하였고,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배출 감축이라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세우며 CCUS를 통한 감축 목표를 연간 1,120만 톤(CCU 640만 톤, CCS 480만 톤)으로 설정하였다. 이어 2025년 11월에는 2035 NDC를 확정하여 발표하였으며, 2018년 대비 53% 감축안에서는 2030 NDC와 동일한 연간 1,120만 톤, 추가적인 감축 노력을 하는 61% 감축안에서는 연간 2,030만 톤의 CCUS 목표가 설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정책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CCUS 관련 법제는 파편화되어 있었다. 포집은 대기환경보전법, 수송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저장은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 등 40여 개의 개별 법령에 산재한 규제는 인허가의 비효율성을 초래했고, 그러한 법적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높아진 리스크로 기업들은 CCUS 사업 추진과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이산화탄소를 하나의 폐기물로 간주하는 낡은 규제 프레임은 포집된 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시도를 저해해 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정된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하 CCUS법1))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이자 전 세계적으로 기술개발과 상용화 경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CCUS 사업의 국내 기반을 갖추기 위한 첫 번째 단추로서, 법적 근거와 거버넌스 정립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법률의 제정 경과와 각 조항이 갖는 정책적·산업적 함의를 살펴보고, 법 시행 1년이 경과한 2026년 시점에서 최초의 기본계획 수립을 포함한 향후 과제를 도출함으로써, 동법이 한국의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론

법률 제정 진행 경과

CCUS법 제정 논의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입법 경쟁 속에서 시작되었다. 2022년경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의 “45Q 세액공제 조항”을 개정하여 톤당 최대 8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고,2) EU는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 NZIA)을 통해 CCUS를 전략적 탄소중립 기술로 지정하여 인허가 단축을 추진하고 있었다. 한국 역시 이러한 국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2021년부터 국회를 중심으로 통합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당시 산업계와 학계는 CCUS 전 주기를 관통하는 단일 법령의 부재가 기술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임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2021년 「해양폐기물관리법」 개정을 포함, 이산화탄소 해양 지중 저장을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으나 해당 법률은 해양 지중 저장만을 다루고 있어 육상 저장이나 활용(CCU) 기술에 대한 법적 근거가 전무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에 제21대 국회에서는 CCUS 지원 및 관리에 관한 다수의 의원 발의안이 제출되었다. 초기에는 여야 간, 그리고 부처 간(논의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관할권 조정 문제로 논의가 지연되기도 하였으나,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다행히 합의가 이루어져 2024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Table 1).

Table 1.

Legislative history of the Act on the Capture, Transportation, Storage and Utilization of Carbon Dioxide

Date Progress Remarks
2021~2023 Proposal of multiple CCUS-related bills Public discourse on the necessity of enacting a consolidated act
2023. 11. 23. Resolution on the alternative bill by the Trade, Industry, Energy, SMEs, and Startups Committee Coordination of inter-ministerial differences and merged review
2024. 01. 09. Passage by the Plenary Session of the National Assembly Passed with the approval of the majority of members present
2024. 02. 06. Promulgation of the Act (Act No. 20203) Establishment of a one-year grace period following promulgation
2024. 10. Advance Notice of Legislation for subordinate statutes (Enforcement Decree & Rules) Preparation of specific approval criteria and support procedures
2025. 02. 07. Enforcement of the Act and subordinate statutes Commencement of full-scale system operation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이산화탄소의 법적 지위였다. 국회 논의를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폐기물이 아닌 활용 가능한 자원이자 관리 대상 물질로 규정함으로써, 폐기물관리법상의 엄격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순환 경제의 핵심 요소로 인정받게 된 것이 입법 과정의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다.

법률의 주요 내용과 의의

CCUS법은 총칙, 계획, 포집·수송·저장(CCS), 활용(CCU), 산업 육성, 벌칙 등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구조는 Table 2와 같다.

Table 2.

Structure of the Act on the Capture, Transportation, Storage and Utilization of Carbon Dioxide

Chapter 1.
General Provisions
Article 1 Purpose Chapter 6.
Designation and Operation of Carbon Dioxide Capture, Storage, and Utilization Complexes
Article 29 Designation of Carbon Dioxide Capture, Storage, and Utilization Complexes
Article 2 Definitions Article 30 Support for Complexes
Article 3 Responsibilities of the State, etc. Article 31 De-designation, etc. of Complexes
Article 4 Relationship with Other Acts Article 32 Evaluation of Operation of Complexes
Chapter 2.
Basic Plan, etc. for Capture, etc.
Article 5 Establishment, etc. of Basic Plan for Capture, etc. Chapter 7.
Fostering of Capture, etc. Industries
Article 33 Special Cases for Carbon Dioxide Supply, etc.
Article 6 Implementation Plan for Capture, etc. Article 34 Certification of Carbon Dioxide Utilization Technologies and Products
Chapter 3.
Installation of Carbon Dioxide Capture and Transport Facilities
Article 7 Reporting of Installation Plan for Carbon Dioxide Capture Facilities Article 35 Confirmation, etc. of Specialized Carbon Dioxide Utilization Enterprises
Article 8 Approval of Carbon Dioxide Transport Business Article 36 Support for R&D and Dissemination of Capture, etc. Related Technologies
Article 9 Safety Management Regulations Article 37 Implementation of Demonstration Projects
Article 10 Safety Manager Article 38 Special Cases for Demonstration Projects
Article 11 Safety Inspection Article 39 Subsidies and Loans
Article 12 Access to Land of Others, etc. Article 40 Investment of Financial Resources in Capture, etc. Business
Chapter 4.
Exploration, Selection, Closure, etc. of Carbon Dioxide Storage Candidates
Article 13 Approval for Exploration of Storage Sites Article 41 Training of Professional Personnel
Article 14 Selection of Storage Candidate Sites Article 42 Promotion of International Cooperation
Article 15 Public Announcement of Storage Candidate Sites Article 43 Standardization of Technology
Article 16 Revocation of Selection of Storage Candidate Sites Article 44 Establishment, etc. of Carbon Dioxide Capture, Storage, and Utilization Promotion Center
Article 17 Closure of Storage Sites Chapter 8.
Supplementary Provisions
Article 45 Establishment and Operation, etc. of Public Monitoring System
Chapter 5.
Permission, etc. for Storage Business
Article 18 Permission for Storage Business Article 46 Disclosure, etc. of Monitoring Results
Article 19 Disqualification of Storage Business Operator Article 47 Reporting and Inspection, etc.
Article 20 Succession of Business, etc. Article 48 Order for Measures against Storage Business Operators, etc.
Article 21 Succession of Effect of Disposition Article 49 Hearings
Article 22 Report on Commencement of Business, etc. Article 50 Delegation of Authority and Entrustment of Duties
Article 23 Revocation, etc. of Permission for Storage Business Article 51 Legal Fiction as Public Officials in Application of Penalty Provisions
Article 24 Penalty Surcharges Chapter 9.
Penalty Provisions
Article 52 Penalty Provisions
Article 25 Establishment, etc. of Monitoring Plan Article 53 Joint Penalty Provisions
Article 26 Prohibited Acts Article 54 Administrative Fines
Article 27 State of Stored Carbon Dioxide
Article 28 Operation, etc. of Storage Sites

법률 제1조부터 제4조까지의 총칙에서는 기본적인 법의 목적과 용어의 정의, 국가의 책무 등을 다룬다. 이어 제2장 제5조와 제6조에서 중장기 계획 수립 의무를 규정하여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였다. 해당 조항에서 정부는 CCUS 기술 및 산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하였으며, 기본계획에는 정책 목표, 국내외 동향, 기술 개발, 저장 후보지 선정, 인력 양성, 국제 협력 등을 포함하고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3)의 심의를 거쳐 확정하도록 하였다. 이는 5년 단위의 법정 계획으로 (민간) 기업에게 정부 정책이 정권 교체나 단기적 이슈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signal)를 제공하여 수조 원 단위의 장기 투자가 필요한 CCUS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4) 장관이 주도하되 관계 중앙행정기관(산업통상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의하도록 함으로써, 부처 간 칸막이를 해소하고 일관된 정책 추진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어 제7조에서는 이산화탄소 발생원에서 이를 분리·포집하는 단계의 진입 장벽 완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통상적인 고압가스 시설이 허가 대상인 것과 달리, 포집 시설을 신고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진입 장벽을 상당히 낮춘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는 발전소나 제철소 등 기존 사업장에 포집 설비를 추가할 때 행정적 부담을 줄여 신속한 설비 투자를 유도하려는 입법이다. 아울러 시행령에서 단순한 설치 신고를 넘어 처리 계획을 제출하게 함으로써, 포집된 이산화탄소가 불법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최종 저장되거나 활용되는지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향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 실적 산정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제8조는 수송 단계를 체계화한 조항으로 이산화탄소를 수송하는 사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수송 수단은 배관(파이프라인), 선박, 차량(탱크로리), 철도 등을 포괄한다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담았다. 이 조항으로 이산화탄소 수송을 독립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정함으로써, 단순한 배출 기업 외에 해운사나 파이프라인 운영사와 같은 전문 수송 기업의 시장 진입을 법적으로 보장하였다.

제9조부터 제12조까지는 수송관 설치·운영자는 안전관리규정을 작성하여 승인받고, 안전관리자를 선임하며, 정기적인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고압가스 배관이 통과하는 지역 사회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법제화한 것이며,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좌초되는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제4장과 제5장에서는 가장 높은 난이도와 리스크를 가진 저장소 확보 및 운영 단계를 규정하였다. 제13조부터 제17조까지는 저장소를 찾기 위한 탐사는 기후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정부는 탐사 결과와 지질 정보를 바탕으로 저장후보지를 선정하여 공표한다는 내용과 탐사권자에게는 본 사업 허가 신청 시 우선권이 부여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질·지구물리 탐사는 작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나 성공 확률이 낮은 리스크가 큰 작업이다. 따라서 정부가 후보지를 선정·공표하는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민간의 초기 탐사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탐사권자에게 사업 우선권을 부여한 것은 탐사 투자비 회수를 보장하는 장치로, 민간 자본의 탐사 참여를 유인하는 핵심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제18조에서 제24조는 저장사업을 하려는 자는 기후부 장관(해양 지중 저장은 해수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요건으로는 재해방지대책, 재원 조달 능력, 기술 인력 확보 등이 엄격히 심사된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저장소 누출 사고는 되돌릴 수 없는 환경 재앙이 될 수 있으므로, 재정적·기술적으로 검증된 사업자만 진입할 수 있도록 하여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고갈된 동해가스전을 포함하여 국내 유망 저장소 대부분이 해양에 위치함을 고려하여, 해수부의 허가 권한과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통합적인 절차를 마련하였다.

제25조부터 제28조까지는 저장소의 모니터링, 폐쇄와 사후관리를 다룬다. 저장사업자는 저장 중에는 물론, 저장소 폐쇄 후 15년 이상의 기간 동안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적시하였다. 아울러 폐쇄 명령 시 원상복구 의무가 있으며, 사후관리 기간 중 누출 사고 등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사업자에게 있음을 명시하였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무한 책임의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범위(폐쇄 후 일정 기간)로 설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으며, 사업자가 일정 기간 책임을 진 후, 저장소가 안정화되었음이 입증되면 국가가 관리 책임을 이양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의 시발점이 된다. 다만, EU CCS 지침처럼 국가 이양 시점과 조건이 법률에 명시되지 않고 하위법령과 고시에 위임된 점은 기업에게 여전히 잔존하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제도 운용 과정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필요하다.

제6장과 제7장은 CCUS 신산업 육성을 위한 진흥법적 성격의 조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29조부터 제32조까지는 집적화단지의 지정 및 지원을 위해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 기업이 집단적으로 입주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역을 CCUS 집적화단지로 지정하고, 기반 시설 설치비용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CCS 벤치마크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영국의 East Coast Cluster나 미국의 Houston Hub처럼, 배출원과 저장소를 묶는 클러스터 방식은 운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인프라 공유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산업 육성 방안이다. 이에 CCUS법에서도 이 조항을 통해 한국형 CCUS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제33조에서 제35까지는 공급특례와 인증제도를 다룬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R&D나 실증 시설에 공급할 경우, 이를 배출권거래제 상의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거나 배출량 산정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과 CCU 기술로 생산된 화학물질, 연료, 건축자재 등 제품이나 기술 자체에 대해 인증을 부여하고, 인증 제품의 공공조달 우선 구매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확실한 경제적 유인 체계로, 법률이 포집량을 실질적인 감축 실적으로 인정해 줌으로써 기업은 탄소 비용을 줄이고 배출권 판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모델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화석연료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은 CCU 제품에 대해 국가가 인증을 통해 품질을 보증하고 판로를 열어줌으로써 초기 시장의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돕는다.

제36조부터 제44조까지는 전문기업 확인제도,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및 기술 표준화 사업 지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진흥센터의 설립과 기후대응기금 등을 활용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지원 제도는 새로운 산업 육성과 진흥을 위해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제도들로 R&D, 인력양성, 국제협력, 표준화와 함께 “진흥센터”의 설립과 센터의 내역 사업5)을 명시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제8장과 제9장은 보칙과 벌칙으로 제도 운영에 필요한 제반 규정을 담았다.

이와 같은 CCUS법 제정의 가장 큰 의의는 규제 불확실성의 해소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포집 사업을 하려 해도 그것이 폐기물인지 가스인지 불분명하여 어떤 법을 적용받아야 할지 혼란스러워했고, 수십 개의 인허가를 개별적으로 받아야 했다. CCUS법은 사업을 위한 통합 인허가 절차를 규정하고, 특히 실증 사업에 대해서는 타 법령의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의제 조항을 두어 행정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아울러 CCUS 관련 전·후방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고자 하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산화탄소 전용 운반선 발주로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고부가가치 선종 시장이 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포집 설비 및 육상/해상 파이프라인 건설, 해상 플랫폼 구축 등 대규모 인프라 시장 형성, 포집된 탄소를 활용한 메탄올, 지속가능항공유(SAF), 탄산칼슘 등 친환경 소재 산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마지막으로 2030 NDC의 CCUS 감축 목표(1,120만 톤)와 2035 NDC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저장소 탐사 절차, 사업자 선정 방식, 안전 관리 기준 등을 법제화함으로써 정부와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넘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짤 수 있게 되었다는 의의가 있다.

결 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CCUS법은 대한민국 탄소중립과 難감축 산업의 주요한 탈탄소 수단으로서 국내에 CCUS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하나의 ‘출발점’이며, 법률의 제정과 시행이 성공적인 CCUS 생태계 조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CCUS법 시행에 따라 정부가 수립할 “제1차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 기본계획”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계획은 향후 5년, 나아가 2035년까지의 대한민국 CCUS 산업의 성패를 가를 나침반이 될 것이다.

제1차 기본계획은 추상적인 비전 선포가 아닌,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을 담아야 한다.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동해가스전(연간 120만 톤 규모) 외에 서해 군산분지, 남해 등 추가 유망 구조에 대한 정밀 탐사 일정과 해외를 포함하여 2030년까지 확보 가능한 실제 저장 용량을 포함한 구체적인 저장소 확보 로드맵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개별 민간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공용 배관망이나 대형 허브 터미널 구축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입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

아울러 재정적으로 CCUS 사업이 최소한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담을 필요가 있다. 법률이 제정되었더라도 경제성이 없으면 민간 투자는 일어나지 않는다(Kim, 2024). 미국의 45Q 세액공제나 영국의 차액계약제도(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 CCfD)를 벤치마킹하여 한국 여건에 적합한 보조금 지원 제도가 필수적이다. 단순 R&D 지원을 넘어, 초기 투자비(CAEPX)나 운영비(OPEX)를 보전해주거나, 탄소 포집량에 비례하여 확실한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가 기본계획이나 세법 개정을 통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이산화탄소 국경 간(transboundary) 이동을 위한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연간 1,000만 톤 이상, 나아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2050년에 5,000만 톤 이상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저장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런던의정서는 2009년 개정을 통해 이산화탄소의 국가 간 이동을 허용했으나, 해당 개정안은 아직 정식 발효되지 않았다. 대신2019년 당사국들이 임시 적용을 결의하여, 개정안 수락서를 기탁하고 양자 협정을 체결한 국가 간에는 이동이 가능하다. 한국은 2022년 수락서를 기탁했으나, 실제 수출을 위해서는 호주나 말레이시아 등 유망 수입국과의 양자 협정 체결이 시급하다. 또한 수출 시 발생하는 탄소 감축 실적을 수출국과 수입국이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외교적 합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저장소 사후관리 책임의 국가 승계를 명확화할 필요도 있다(Shin et al., 2025).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 제25조~제28조는 사업자의 사후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후 언제 국가가 책임을 떠안는지에 대한 명확한 종료 시점이 법률 본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폐쇄 후 20년 이상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누출이 없음이 입증되면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저장소의 소유권과 모든 법적 책임을 국가가 인수한다는 방식의 책임 승계 조항을 하위법령이나 향후 법 개정을 통해 명문화하면, 기업의 리스크 저감을 통해 금융권의 투자를 더 수월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수용성의 확보와 지역 상생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집적화단지 지정 시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하거나 지역 기업에 공사 참여권을 주는 등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저장소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투명한 공공 모니터링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여 국민과 지역 주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앞으로 상기 과제들에 관한 연구가 추가로 이루어져 1차 기본계획에 포함되어야 하는 정책 과제와, CCUS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 CCUS법 시행령에 포함되어야 하는 사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CCUS는 가장 비용 효과적인 탄소 저감 수단은 아니다. 그러나 탄소의 한계저감비용(marginal abatement cost)이 점차 상승함에 따라 언젠가는 사회적 관점에서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야 기술개발과 산업 육성에 나선다면 우리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최근 들어 석유 메이저 기업들과 저장소 보유국들이 CCS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 원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전통 자원 보유국이 누렸던 자원 지대가 CCS 저장 부국의 경제적 지대로 나타날 수 있으며, 때를 놓친 후발주자들은 탄소 저장소 용량 제약과 프리미엄 가격에 직면할 것이다. 앞으로 수립될 제1차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 기본계획이 이러한 과제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여,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후 기술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Notes

[2] 1)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등록된 공식 약칭은 “이산화탄소저장활용법”이나 이 논문에서는 더욱 축약된 형태인 “CCUS법”으로 지칭한다.

[3] 2) 2025년 트럼프 정부 2기 들어 IRA가 개정되었으나, CCUS, 특히 지중저장 중심의 CCS는 트럼프의 “One Big Beautiful Bill”에 포함되며 여전히 강력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4] 3) 법률 제정 시에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였으나 2025년 11월 11일 개정을 통해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로 변경되었다.

[5] 4) 법률 제정 시에는 산업통상자원부였으나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변경되었다(2025.10.1. 개정).

[6] 5) 1. 포집등에 관한 시장의 조사∙분석과 수집 정보의 이용, 2. 포집등과 관련된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지원, 3. 포집등과 관련된 창업 및 경영 지원과 그에 관한 정보의 수집∙관리, 4. 포집등과 관련된 산업육성을 위하여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 5. 포집등과 관련된 신산업 발굴의 지원에 관한 사업, 6. 포집등과 관련된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신산업 발굴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지원, 7. 그 밖에 포집등과 관련된 신제품의 개발이나 신산업의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References

1

IEA, 2020. Special Report on Carbon Capture Utilisation and Storage: CCUS in clean energy transitions. International Energy Agency, Pari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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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im, D.-R., 2024. A Comparative Study on CCUS Regulation in Korea and Japan, Public Land Law Review, 107, p.529-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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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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